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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리뷰 135편] 악의(줄거리, 결말)
    2026. 1. 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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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135번째 책을 읽었습니다.

     

    개인적인 점수는 10점 만점에 10점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다.. 라고 생각해버렸습니다.

     

    저도 여러 스릴러, 추리, 범죄 소설들을 읽어봤지만 이런 책은 처음이었습니다.

     

    작품 해설의 말을 빌려보겠습니다.

    이 책은 '기록' 그 자체를 주제로 삼고자 기획한 장대한 미스터리다. 이 책에는 인간의 '기록하고 싶은' 욕망, 또한 '기록된 것'을 진실이라고 믿고 싶은 욕망을 겹겹이 칠해 넣은 기묘한 맛이 있다.

    작가의 해설 중

    동류의 보통의 소설들과는 다르게 이 책은 범행 과정, 수사 과정, 거짓 알리바이 파훼 등에 시간을 많이 쏟지 않습니다.

     

    이 책의 메인은 '범행의 동기'와 '기록'입니다.

     

    강력한 스포일러가 되겠지만 범인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자신이 범행을 저지른 후 자필로 수기까지 쓰면서 자신의 범행을 의도적으로 노출시키죠.

     

    물론 저런 행동의 안에는 지독하디 지독한 '악의'가 숨겨져 있습니다.

     

    범인의 이 지독한 악의에 대해서는 책의 후반부에서 잘 표현됩니다.

     

    책을 읽다가 소름이 돋아버렸습니다.

     

    이 사람을 그렇게 죽일 이유가 없다. 이 사람이 나에게 피해를 준 것이 없다. 오히려 선행을 베풀고 날 생각해주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인간이 가진 악의라는 것은 내가 피해를 입지 않아도 부러움, 시샘, 망상과 결합되면 정말 지독한 시너지를 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하찮은, 사소한 이유로 인간에게는 남을 죽이고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파멸 시킬 수 있는 악의가 생길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인간 실격 이라는 책을 읽으면서도 인간의 어두운 면을 관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은 그보다 살짝 더 딥한 느낌이네요.

     

    인간 실격이 자신에 대한 혐오와 어두운 성찰을 다룬 책이라면 이 책은 타인을 파멸시키기 위한 인간의 추악함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줄거리, 결말

     

    사건 - 노노구치 오사무의 수기

     

    오랜 친구인 히다카를 만나러 그의 집에 들렀다가 어느 여자가 히다카의 정원을 뒤적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고양이가 자주 정원에 침입해 어지르자 히다카는 독이 든 경단을 정원에 뿌려 고양이를 죽였다고 한다.

     

     

    히다카에게는 [수렵 금지 구역]이라는 제목의 소설이 있다. 어느 판화가의 생애를 묘사한 소설이다. 픽션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은 이 작품에는 실제 모델이 있다. '후지오 마사야'라는 사내였다. 이 소설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작품 속 후지오 마사야에게 그다지 명에롭다고 할 수 없는 일까지 그대로 묘사한 것이다. 후지오 마사야가 창녀의 칼에 찔려 살해되는 대목도 완전히 실제 사건과 똑같았다. 소설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그의 가족들은 여전히 항의를 하고 있다.

     

     

     

    히다카에게 8시에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하지만 집에는 누구도 있지 않았다. 현관문이 잠겨 있었기에 히다카의 아내 리에씨를 불러 집에 들어갔다. 방 한 가운데, 죽어있는 히다카가 있었다.

     

     

     

    가가 형사가 나를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히다카는 나와 왜 만나려고 했을까? 사망 시각 조사 결과 히다카는 나와 전화 통화를 한 직후에 살해되었다고 한다. 둔기로 후두부를 맞고 전화선으로 목이 졸려져있었다고 한다. 진상이 명확해 질 때까지 나는 모든 것을 기록할 셈이다. 나는 이 수기를 가가 형사와 공유하기로 했다.

     

     

     

    의혹 - 가가 형사의 기록

     

    감식과에서 지문을 조사한 결과로는 현관문 손잡이에서는 히다카 부부의 지분 밖에 검출되지 않았다. 장갑을 낀 흔적도, 천 따위로 닦아낸 흔적도 없다는 모양이다. 작업실 문은 범인에 의해 안쪽에서 잠겼을 가능성이 높다. 명백하게 지문을 닦아 낸 흔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노노구치 오사무가 범인일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그 계기가 된 것은 이번 사건에 대한 수기를 적고 있다는 한마디였다. 그 수기는 그야말로 논리정연한 글이었다. 읽다 보면 그 내용이 반드시 진실이라고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어느 틈에 깜빡 잊어버리는 것이다.

     

     

     

    나는 상상해 보았다. 범인인 노노구치 오사무는 자신에 대한 경찰의 의심을 어떻게든 따돌리려 한다. 그는 사건에 관한 문제로 자신이 의심을 받으리라는 것을 미리 내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가짜 수기를 써서 내게 보여준 것이다. 난 그의 수기에 감춰진 몇 가지 함정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해결 - 노노구치 오사무의 수기

     

    지금부터 쓰는 글은 가가 형사의 허락을 받아서 쓰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스스로의 파멸의 기록이라 하더라도. 가가 형사는 내게 찾아와 집을 수색하겠다고 했다. 영장도 가져왔다. 그는 내 트릭들을 완벽하게 파훼했다. 나는 가가 형사의 혜안에 공포감을 느꼈다. 그는 사건 당시 내 마음 속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그야말로 완벽했다. "대단하네" 나는 가가 형사를 향해 말했다. "자네는 틀림없이 훌륭한 형사야"

     

     

     

    추급 - 가가 형사의 독백

     

    그는 사실을 모두 인정했지만 단 한 가지. 굳게 입을 다문 채 말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동기에 대한 것이었다.

     

     

     

    그의 집을 조사한 결과, 노노구치 오사무의 집에서 압수한 수많은 대학 노트에 담긴 장편소설은 히다카가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과 그 내용이 하나같이 일치했다. 그는 이에 대해 함구했고 그가 위암을 앓고 있는 것도 발견되었다.

     

     

     

    그에게도 특별한 관계를 맺은 여자가 있었다는 단서가 나왔다. 그 시기는 7년 전으로, 히다카가 책을 발표하기 1년 전이었다. 그 무렵에 노노구치 오사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진 속의 여자는 히다카의 전 부인이었다. 히다카 하쓰미.

     

     

     

    히다카 하쓰미가 사망한 것은 5년전이었다. 밤 11시 집 앞에서 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운전 기사의 말에 따르면, 그녀가 갑작스럽게 길로 뛰쳐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노노구치 오사무는 틀림없이 히다카 하쓰미의 죽음을 자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고백 - 노노구치 오사무의 수기

     

    이 다음에 가가 형사가 내 병실을 찾아오는 것은 모든 것을 알아냈을 때가 아닐까. 나는 최근 며칠 동안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나 가가 형사는 두 가지 증거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하나는 나이프, 또 하나는 비디오 테이프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추리는 거의 정확하게 사실에 부합하는 추리였습니다.

     

     

     

    어린 시절의 친구였기 때문에 나는 그가 데뷔했을 때부터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대단하기도 하고 시샘도 있었습니다. 나와 히다카는 어린 시절부터 꿈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하곤 했습니다. 그와 오랜만에 만났을 때, 그는 작가로서 벽에 부딪힌 것 같았습니다. 이른바 슬럼프라는 것이지요.

     

     

     

    저도 저의 첫 소설을 완성시킨 뒤 히다카에게 보내 검수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히다카에게서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꽤 긴 시간이 흐르고 그는 감상평 대신 집을 방문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작품에 대한 비판을 제대로 받으면서도 그의 아내에게 첫 눈에 반하기도 했습니다. 그 뒤에도 나는 문학 담론을 핑계로 하쓰미 씨의 멋진 옷을 보고 싶어 빈번하게 히다카의 집을 드나들었습니다. 히다카는 그런 건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하쓰미 씨는 제가 아플 때 집까지 방문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손수 요리까지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노노구치 씨를 함정에 빠뜨리고 있어요. 노노구치 씨가 쓴 작품이 자기 소설보다 뛰어나니까 질투심이 생긴 거에요" 나로서는 히다카가 마음속에 그토록 큰 악의를 감추고 있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쓰미 씨는 히다카가 외출한 틈을 타 종종 나에게로 달려와주었습니다. 2, 3일 만이라도 우리 둘이서만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주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결국 히다카는 우리 둘의 관계를 눈치 챈 것 같습니다. 나는 히다카를 죽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니까 내 손으로 그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그동안 차곡차곡 쌓여온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 히다카를 죽일 계획을 짰습니다.

     

     

     

    범행은 실패했습니다. 히다카는 우리의 계획을 이미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는 척하면서 내가 범행에 나서기까지 기다렸던 것입니다. 히다카는 날 제압했으면서도 증거인 나이프를 챙긴 뒤 나를 놓아주었습니다. 몇 달 뒤 보복이 시작됐습니다. 히다카는 제 소설을 장편으로 늘려 출간해 버린 것입니다. 작가를 꿈꾸는 나에게는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었습니다. 이보다 더 지독한 복수는 없을 것입니다.

     

     

     

    도작인 것을 폭로할 때는 내가 히다카의 집에 침입해 그를 죽이려고 했다는 사실도 고백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하쓰미 씨가 공범자로 체포되는 게 훨씬 두려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하면서도 가슴 속은 전혀 환해지지 않고 내일에 대한 희망도 없었습니다.

     

     

     

    히다카는 내게 찾아와 대필을 요구했습니다. 인세의 1/4를 나눠준다는 말과 함께. 나는 거절했지만 히다카는 내가 그를 죽이려던 그날의 CCTV 영상을 보여줬습니다. 침입자가 노노구치 오사무라는 건 누가 보더라도 명백했습니다. 그 이후 히다카는 내가 건네준 두 번째 소설도 자신의 소설로 둔갑시켜 발표했습니다.

     

     

     

    교통사고가 났다는 소식은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나는 그 사고를 처음 알았던 순간 부터 확신했습니다. 그건 결코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닙니다. 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입니다.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나인지도 모릅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나고 반 년 뒤 히다카에게서 원고를 받았습니다. 그 소설의 내용은 나와 하쓰미씨가 사랑하고 히다카를 살해하려던 것까지 전부 적혀있었습니다. 이 소설의 발표를 막기 위해 나는 본격적으로 그의 고스트 라이터가 되었습니다. 그 뒤부터는 가가 형사가 추리한 그대로입니다.

     

     

     

    내가 고백해야 할 것은 이상입니다. 나로서는 하쓰미 씨와의 관계만은 어떻게든 비밀로 하고 싶었고 그러자면 동기는 결코 밝힐 수가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수사 관계자 여러분께 큰 폐를 끼치고 말았지만, 조금이라도 내 심정을 이해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제는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자는 마음 뿐입니다.

     

     

     

    과거1 - 가가 형사의 기록

     

    텔레비전 뉴스 쇼에서도, 주간지에서도 히다카 구니히코가 살해된 것보다 그가 친구를 협박해서 작품을 훔쳤다는 내용이 더 중요하게 다뤄졌다. 히다카 살해 사건에 대해 내가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여기저기 조사하고 다니는 것을 상사는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석연치 않은 점이 몇가지 남았다.

     

    1. 히다카로서는 노노구치가 절대로 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근거가 없다
    2. 하쓰미가 죽은 뒤에도 노노구치가 계속 저항하지 못했던 이유는?
    3. 비디오 테이프와 혈흔도 묻지 않은 나이프가 증거가 될 수 있는가
    4. 노노구치는 수기에 히다카와 제법 호흡이 맞는 협력자의 관계가 되어갔다고 적었다. 가능한 일인가?

     

    친한 친구라면 상대의 아내를 빼앗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친구의 아내와 공모하여 그를 죽이려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정말로 친한 친구였다면 상대를 협박해 고스트 라이터가 될 것을 강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노노구치는 히다카를 '친한 친구'라고 밝혔던 것일까

     

     

     

    과거2 - 그들을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

     

    노노구치는 늘 괴롭힘을 당하는 편이었어요. 도시락에 뭘 집어넣기도 하고 돈도 엄청 뜯기고 그랬어.

     

     

    노노구치가 학교에 다니게 된 건 전적으로 히다카 군 덕분이에요. 매일 아침마다 노노구치군을 데리러 왔어요

     

     

    그 두사람의 관계는 말이죠. 결코 대등한 관계가 이니었어요. 항상 히다카 쪽이 우위였어

     

     

    노노구치가 괴롭힘을 당한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어요. 후지오가 눈독을 들인 건 히다카 쪽이죠. 노노구치가 후지오에게 히다카에 대해 매번 고자질도 했어요

     

     

     

    진실 - 가가 형사의 해명

     

    노노구치씨. 오른 가운데 손가락을 보여주시죠. 펜으로 글씨를 써서 생긴 굳은 살이지요? 워드프로세서만 쓰는 노노구치 씨의 손가락에 어째서 펜으로 인한 굳은 살이 생겼는가. 그 엄청난 양의 작품을 옜날에 쓴 것이 아니라 최근에 노노구치 씨가 급하게 써놓은 게 아닐까.. 비디오 영상도 최근에 찍은 것이라는 걸 밝혀냈습니다.

     

     

     

    즉, 살인미수 사건 따위는 일어나지도 않았고 히다카 씨는 당신을 협박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소설의 도작 같은 행위도 없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입니다.

     

     

     

    당신은 쓰지 않은 채 낡아버린 대학노트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히다카씨가 발표한 작품들을 차례차례 베껴 썼습니다. 그 다음은 비디오 영상의 조작입니다. 아마 작년 연말쯤에 촬영했겠지요. 그리고 히다카 씨의 집에 들어가 몰래 하쓰미 씨의 에어프런이며 사진 등을 손에 넣었습니다.

     

     

     

    당신은 체포되는 것을 전혀 피하지 않았어요. 모든 계획이 자신이 체포될 것을 전제로 해서 세워졌던 거에요. 후지오 마사야가 여학생을 성폭행 했을 때 그것을 도운 사람이 당신이었다는 걸 알아냈어요. 히다카 씨는 그 사진을 CD에 복사해뒀었죠. 그토록 저주스러운 과거의 기록은 목숨과 바꿔서라도 평생 감춰야 한다. 그것이 이번 살인의 동기였을 거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고양이를 죽인 것도 당신이었어요. 당신은 거짓으로 점철된 수기를 통해 히다카라는 인물의 잔혹성을 묘사해서 우리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어놓았던 거게요. 당신의 궁극적인 목적은 히다카 씨의 인간성을 깎아내리는 데 있었어요. 히다카씨가 당신에게 미움을 살 만한 이유는 하나도 없었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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