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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리뷰 71편] 변신(줄거리 + 후기)
    2024. 1. 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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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신
    카프카의 〈변신〉이 아르헨티나의 아티스트 루이스 스카파티의 삽화가 담긴 새로운 번역본으로 출간되었다. 루이스 스카파티는 〈변신〉의 한 장면 한 장면을 더 없이 '카프카'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다른 색은 전혀 쓰지 않고 검은색으로만 처리했다. 카프카의 문학세계를 시각적으로 그려냈다고 해도 무방할 삽화들과 함께 독자들은 자기 존재와 지금의 내 현실에 대해 새로운 의문을 던지게 된다.
    저자
    프란츠 카프카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11.10.07

     

     

     

     

     

     

    71번째 책을 읽었다.

     

    개인적인 점수는 10점 만점에 10점

     

    이 책을 읽고 나서 조금 울기도 했고 심란해지기도 했다.

     

    이 책을 알게 된 건 웹툰 '나이트런'을 통해서다.

     

     

    작중 최강의 빌런인 크로스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알기 위해 '괴수'라는 자신의 종을 버리고 '인간'이라는 종을 택하며 큰 혼란을 겪게 된다. 그 혼란을 나도 간접적으로나마 알고 싶었다.

     

     

    주인공은 '그레고르 잠자'다. 그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삶은 뒤로한 채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을 위해 큰 돈을 벌어다주는 최고의 가장이었다.

     

    하지만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그는 벌레로 변신하게 되고 정체성을 잃어가며 그냥 크고 흉물스러운 벌레가 되고만다.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가족을 위했건만 벌레로 변한 뒤 그는 누구도 아닌 가족에게 버림받아 폐쇄된 방에서 말라비틀어지며 아사한다.

     

    "도대체 저것이 어떻게 오빠일 수 있겠어요? 저것이 정말 오빠라면 우리가 자기와 같은 짐승과는 함꼐 살 수 없다는 것 쯤은 진작에 알아차리고 제 발로 나가주었을 거에요"

     

     

    가족들이 너무 괘씸하다가도 그들이 이해가 된다. 현명하고 듬직했던 가장이,아들이, 오빠가 벌레로 변해 상한 음식만을 먹고, 대화도 안통하고, 밥만 축내며 세입자들까지 쫓아내기까지하니 말이다. 그레고르 잠자의 가족들은 과연 잘못된 것일까? 정상적인 것일까?

     

    몇 년 전에 유행했던 밈이 기억나는가?

     

    "엄마, 내가 바퀴벌레로 변하면 어떡할거야?"

     

    사랑하는 엄마가, 동생이 그레고르 잠자처럼 괴물로 변하면 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나는 정말로 모르겠다.

     

    내가 들었던, 읽었던, 상상했던 인물 중 가장 비참한 인물이 그레고르 잠자다. 소설 속 허구의 인물이지만 그냥 물어보고 싶다.

     

    그레고르 잠자가 대체 어떤, 무거운, 죄악스러운 행동을 하였길래 이런 끔찍한 시련을 그에게 주었느냐고.

     


    줄거리(스포 有)

     

     

     

     

    그레고르 잠자가 꿈에서 깨어났을 때, 한 마리의 흉측한 갑충으로 변해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꿈이 아니었다. 단단한 등껍질, 갈색의 배, 가느다란 수많은 다리들이 보였다.

     

    목소리는 예전의 자기 목소리였지만 가늘고 고통스러운 고음의 소리가 섞여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갑자기 한 사람에게 닥칠 수 있는지 기가 막힐 뿐이었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컨디션아 아주 좋았는데.

     

     

    회사의 지배인이 출근하지 않는 나를 찾아왔고 우리 가족 모두 내가 걱정되어 내 방 앞으로 모여들었다. 잠자는 입으로 간신히 열쇠를 물고 비틀어 자신의 방 문을 열었다. 지배인은 소리를 지르며 달아났고 어머니는 쓰러졌으며 아버지는 가슴이 들썩일 정도로 울어댔다.

     

    맞은 편 벽에는 잠자의 군대시절 사진이 걸려 있었다. 군도에 손을 얹은 채 미소짓고 있는 그는 현재의 그와 너무나도 달랐다. 소란 뒤 그는 거실 안으로 뛰어들다 엎어졌는데 그날 처음으로 육체적인 편안함을 느꼈다. 잠자는 이제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가 문에 걸리게 되었는데 그 때 아버지가 뒤에서 그를 힘껏 걷어찼고 그는 피를 심하게 흘리며 방 안 깊숙이 날라갔다.

     

     

     

     

    저녁에는 동생이 방 안에 빵과 우유를 놓고 갔다. 평소에 우유를 좋아했지만 거의 역겨운 맛까지 느껴졌다. 무의식적으로 소파 밑으로 들어가봤는데 금방 마음이 편안해졌다. 신선한 음식들은 그 냄새조차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맛이 없었다. 잠자는 매일 이런 식으로 식사를 받아 먹었다.

     

    아무도 혼자 집에 남아 있으려고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집을 비워둔 채 모두 나갈수도 없었기에 가족 중 두 사람은 언제나 집에 남아있었다. 하녀는 자기를 당장 해고시켜 달라며 어머니에게 무릎 꿇고 애원하기까지 했다.

     

     

    그레고르 잠자는 정말 가족을 사랑했다. 그의 유일한 관심사는 온 가족의 불행을 극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것 뿐이었다. 승진을 거듭했고 집에 돌아와 돈을 식탁 위에 올려놓을 때 가족들이 행복해하는 것이 좋았다. 그는 가족의 모든 생활비를 혼자 감당하는 사람이었다.

     

    이미 노인이 된 아버지는 일도 하지 않는 상태에다가 자신감도 없었다. 천식을 앓는 어머니는 집 안을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힘들어했다. 여동생은 17살 어린애였다.

     

     

     

    언제부터인가 얼마 안 떨어진 거리의 사물들마저 점점 더 희미해지고 있다.

     

    잠자가 변신한 지 한 달 쯤, 여동생은 여전히 불안해 보였다. 그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 그녀에겐 여전히 참을 수 없는 일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그녀는 아마도 이를 악물고 참고 있으리라 짐작했다.

     

     

    그는 심심풀이로 벽과 천장을 사방으로 기어다니는 습관을 얻게 되었다. 특히 천장에 매달려 있는 것이 좋았다. 숨 쉬기가 훨씬 자유로웠고 가벼운 떨림이 몸 전체로 퍼져나갔다. 여동생은 그의 취미를 알아차리고 넓은 공간에서 기어다닐 수 있도록 가구들을 치워주기 시작했다.

     

     

     

     

    그는 혼란스러웠다. 텅 빈 방 안에서 그는 물론 사방으로 자유롭게 기어다닐 수 있겠지만 그럴 경우 인간으로서의 과거를 완전히 잊어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아니 그는 이미 잊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어머니와 여동생의 존재마저 거의 잊어가고 있었다.

     

    오랜만에 어머니가 내 모습을 보게 되었지만 어머니는 기절해버렸다. 이로써 그레고르 잠자는 어머니와 차단되고 말았다. 아버지는 달랐다. 아버지는 벌레로 변한 그에게 엄격했다. 사과를 던져대며 위협했고 그 사과는 잠자의 등에 박힐 정도로 심한 부상을 입혔다. 모든 감각들이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며 그는 그만 그대로 뻗어버리고 말았다. 어머니는 두 손으로 아버지를 감싸며 애원했다. 그레고르 잠자, 내 아들을 제발 살려달라고.

     

     

     

    집의 살림은 점점 더 곤궁해져 하녀도 쓸 수 없게 되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여러가지 패물이나 장신구들을 팔아버리는 일까지도 있었다. 하지만 가족들의 가장 큰 불안은 언제나 지금 형편으로는 너무 큰 이 집을 떠나 이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레고르를 어떻게 옮겨야 할지 도무지 그 방도를 생각해낼 수 없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말단 은행직원들에게 아침을 날라주었고 어머니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속옷을 바느질했으며 여동생은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판매대 뒤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었다. 식구들에게는 더 이상 여력이 없엇다. 그레고르 잠자는 자기를 잘 돌보지 않는 가족들에 대한 분노만 가득 찼고 여동생은 무엇을 주면 잠자가 기뻐할지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잠자는 이제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식구들은 다른 곳에 마땅히 둘 수 없는 물건들을 그의 방에 갖다놓는 버릇이 생겼는데, 그런 물건들이 이제는 많아졌다. 그도 가족들이 보고싶지 않았다. 방문이 열려있는 저녁에도 그는 식구들 모르게 방의 가장 어두운 구석으로 물러나 가만히 엎드려 있기만 했다.

     

    결국 가족들도 그를 버렸다. 여동생이 말했다.

     

    "도대체 저것이 어떻게 오빠일 수 있겠어요? 저것이 정말 오빠라면 우리가 자기와 같은 짐승과는 함꼐 살 수 없다는 것 쯤은 진작에 알아차리고 제 발로 나가주었을 거에요"

     

     

     

     

    결국 그의 방은 폐쇄되었다. 문을 닫은 것은 여동생이었다. 창 밖의 세상이 환하게 밝아오기 시작하는 것까지는 알 수 있었다. 그러고는 그의 고개가 자신도 모르게 아래로 푹 떨어졌고, 콧구멍에서는 마지막 숨이 힘 없이 흘러나왔다. 그의 몸은 완전히 납작한 모양으로 말라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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