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책 리뷰 43편] 인간실격 + 줄거리(최고 혹은 최악의 책)
    2023. 4. 24. 23:56
    728x90
    반응형

     

     

    인간 실격
     
    저자  다자이 오사무
    출판  민음사
    발매  2004.05.15.

     

     

    43번째 책을 읽었습니다.

     

    개인적인 점수는 10점 만점에 10점....

     

    이 책을 강렬하게 읽고 싶게 된 이유는 어느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을 봤기 때문입니다.

     

     

    이 댓글을 본 뒤, 이미 읽고 있던 책을 평소보다 빠르게 읽었고 드디어 '인간실격' 을 동네 서점에서 구입했습니다.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역겨운 명작'

     

    이 책을 쓴 사람은 어떤 인간인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 정도로 이 책은 역겨우면서도 세련되었고, 잔잔하면서도 잔혹했습니다.

     

     

    이 책의 작가인 다자이 오사무와 책의 주인공은 너무나 닮아있습니다. 작가가 어느정도 자신의 모습을 작품 속 주인공에게 투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자이 오사무는 39살에 사망했는데 다섯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작가의 일대기를 보면 작품의 주인공과 너무나도 닮아있다는 사실을 또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두 가지 입니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역겹고 비관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심각한 우울증 환자가 쓴 것 같다."

     

    "어떻게 사람이 사람의 내면 심리를 이렇게 세세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왔던 사람일까?"

     

    정말 가장 밑바닥의 인간이 할 수 있는 생각과 삶의 관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던 책입니다.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이 책이 명작임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섬세하고 세련된 필력, 가장 심층에 있는 인간의 모습이 궁금하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우울증을 겪고 계시거나 비관적인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입니다.

     

     


    줄거리(스포 有)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가 가진 행복이라는 개념과 이 세상 사람들의 행복이라는 개념이 다를지도 모른다는 불안, 그 불안 때문에 저는 밤마다 전전하고 신음하고, 거의 발광할 뻔한 적도 있습니다. 저는 과연 행복한 걸까요?

     

     

    제 자신은 언제나 지옥 가운데서 사는 느낌이었고 저보다는 타인들이 훨씬 더 안락해보였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익살이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가족에 대해서조차도 그들이 얼마나 힘들어하고 또 무엇을 생각하며 살고 있는지 전혀 짐작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두렵고 거북해서 그 어색함을 못 이긴 나머지 일찍부터 숙달된 익살꾼이 되었습닌다. 즉 어느틈에 진실을 단 한 마디도 이야기하지 않는 아이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저는 부잣집에서 태어났다는 사실보다는 소위 '공부를 잘해서' 학교 전체의 존경을 받을 뻔 했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해서 자주 병상에 누워 학교를 쉬곤 했습니다. 그래도 학교에 가서 시험을 치면 우리 반 누구보다도 소위 '잘하게' 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저는 장난꾸러기로 보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곧잘 친구들과 가족들을 웃기는데 성공하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제 본성은 장난꾸러기 같은 것하고는 완전히 정반대였습니다. 그 당시 이미 저는 하녀와 머슴한테서 서글픈 일을 당했고 순결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도 저는 참았습니다. 다만 힘 없이 웃을 뿐이었습니다. 저는 역시 아무것도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참으며 익살꾼 노릇을 계속할 수 밖에 없다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저는 바른 생활 교과서에 나오는 정의니 뭐니 하는 도덕 따위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저한테는 서로 속이면서 살아가는, 혹은 살아갈 자신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인간이야말로 난해한 존재인 것입니다.

     


     

    저는 저희 집안과 먼 친척되는 분의 집에 들어가 그 집과 가까운 중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타향에 나온 셈입니다만 저한테는 그 타향이 제가 태어난 고향보다 훨씬 마음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인간에 대한 공포가 예전 못지않게 가슴 밑바닥에서 격렬하게 꿈틀거리고 있었지만 연기는 정말로 자연스럽게 활달해져서 교실에서는 모두를 웃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케이치라는 녀석에게 제 진짜 모습을 간파당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아침, 낮, 밤, 스물네 시간 꼬박 다케이치 곁에 붙어서 내 진실을, 비밀을 퍼뜨리지 못하게 감시하고 싶었습니다. 만일 이도 저도 다 불가능하다면 그때는 그의 죽음을 빌 수 밖에 없다고까지 생각했습니다. 다케이치는 나와 비슷한 인간이었습니다. 남이 어떻게 생각하든 조금도 상관하지 않는다는 원초적인 비법을 다케이치한테서 전수받은 저는 제 자화상 제작에 착수했습니다. 제가 봐도 흠칫할 정도로 음산한 그림이 완성되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가슴 속에 꼭꼭 눌러 감추고 감추어 온 내 정체인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명랑하게 웃으며 남들을 웃기고 있지만 사실 나는 이렇게 음산한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그림은 다케이치 외에는 아무한테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화방에서 호리키 마사오라는 학도와 친해지게 되어 술과 담배, 창녀, 전당포와 좌익사상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냥 노는 것 뿐이야, 놀이 상대로 사귀는 것 뿐이야" 하고 언제나 그를 경멸하고 때로는 그와의 교제를 부끄럽게 여기기까지 했으면서도 같이 다니는 사이에 결국 친해졌습니다.

     

     

    저는 창녀로 여자 수행을 쌓았고 거기다가 최근에는 여자 다루는 솜씨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뭔가 여자들로 하여금 꿈을 꾸게 만드는 분위기가 저의 어딘가에 달라붙어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던 것입니다.

     

     

    아버지의 의원 임기가 끝나가자 아버지는 도쿄의 집을 팔아버렸습니다. 저는 하숙방에 혼자 가만히 있는 것이 끔찍했고 금방이라도 누군가가 갑자기 튀어나와 일격을 가할 것 같아서 거리로 뛰쳐나와 돌아다니며 지냈습니다.

     

     

    카페에서 만난 한 여자와 가까워졌습니다. 남편이 있는 유부녀였고 그 사람도 주위에 차가운 삭풍이 불고 낙엽이 휘날리는 듯한, 완전히 고립된 느낌의 여자였습니다. 불안하고 아슬아슬한 그녀에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약하나마 사랑의 마음이 싹트는 것을 자각했습니다. 우리 둘은 삶을 살아가겠다는 의지가 너무 부족했고 너무 지쳐있었습니다. 우리 둘은 함께 죽기로 결심하고 함께 물 속으로 뛰어들었지만 그녀는 죽고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저는 자살 방조죄라는 죄명으로 경찰로 끌려갔습니다. 저는 어째서 그럴까요? 죄인으로 포박당하자 오히려 마음이 놓이고 편안하게 가라앉다니... 저는 기소유예 판정을 받았습니다.


    저는 조잡한 잡지의 무명 만화가가 되었습니다. 동반자살 사건으로 고등학교에서는 쫓겨났고 본가와 연결은 끊어졌습니다.

     

     

    저는 아버지 지인의 집에 거의 감금당하듯이 살았고 결국 그 곳에서 도망쳤습니다. 찾아갈 곳은 없었지만 친구였던 호리키가 생각나 호리키의 집으로 갔습니다. 호리키의 집에서 우연히 기자였던 시즈코를 만나게 되었고 홀어미인 시즈코, 그녀의 딸인 시게코와 시즈코의 집에서 머물게 됐습니다.

     

     

    시즈코를 떠나 자립하고 싶었지만 점점 더 시즈코한테 기댈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시즈코의 회사에서 만화 작가로 활동하며 본격적으로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그 때 제가 미약한 구원은 시게코 였습니다. 시게코는 저를 아무 거리낌 없이 아빠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화들짝 놀라고 아찔하게 현기증이 났습니다. 여기에도 나를 위협하는 끔찍한 인간이 있었구나. 타인. 불가사의한 타인. 비밀투성이 타인. 시게코의 얼굴이 갑자기 그렇게 보였습니다.

     

     

    저의 주량은 점차 늘어갔습니다. 예전보다 더 거칠고 야비한 술꾼이 되었고 돈에 쪼들려서 시즈코의 옷가지를 들고 나가 전당포에 잡히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결국 저는 시즈코와 시에코를 두고 또 도망쳤습니다.

     

     

    이번엔 스탠드바 2층에서 또다시 정부 같은 처지로 지내게 되었습니다. 저는 점차 세상을 조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세상이라는 곳이 그렇게 무서운 곳은 아니라고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바 여에서 담배를 파는 요시코와 연이 맺어졌습니다. 저희는 이윽고 결혼했고 그로써 얻은 기쁨은 결코 크다고 할 수 없었지만 그 후에 온 비애는 처참이라고 해도 모자랄만큼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요시코과 둘이 작은 집을 얻고 술을 끊고 만화 그리기에 정성을 쏟으며 둘이서 영화도 보고 화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가끔 호리키가 찾아와 술은 다시 시작했습니다.

     

     

    평소와 같이 술에 취해있던 날, 요시키가 강간당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그 때 저를 엄습한 감정은 노여움도 아니고 혐오도 아니고 슬픔도 아닌 엄청난 공포였습니다. 저는 그 날 밤부터 새치가 나기 시작했으며 점점 더 모든 일에 자신감을 잃게 되었고 점점 더 한없이 인간을 의심하게 되었고 이 세상의 삶에 대한 일체의 기대, 기쁨 등에서 영원히 멀어지게 된 것입니다. 요시코는 평생 절절매며 제 눈치를 보고 경어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술에 더 집착하고 불쌍한 요시코를 더욱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냥 죽기로 결심했습니다. 수면제를 왕창 먹었습니다. 저는 어찌저찌 살아났고 술에 더 집착하기 시작했습니다. 건강은 날이 갈수록 악화됐고 요시코는 더욱 절절매며 웃지도 않고 제대로 말도 못 하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자주 각혈을 하자 저는 술 대신이라는 명분으로 모르핀까지 손에 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술 대신 약에 중독됐고 약을 얻기 위해 약국 부인과 추잡한 관계까지 맺었습니다. 약과 관련된 빚은 늘어만 갔고 저는 결국 정신병원에 갇히게 됐습니다. 이제 저는 죄인은 커녕 미치광이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아버지가 위궤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진정한 폐인이 되었고 집안의 배려로 한적한 시골로 내려가 요양을 시작했습니다. 제게는 테쓰라는 식모가 붙여졌는데 식모에게 겁탈도 당하고 부부싸움 비스무리한 것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저는 올해로 스물일곱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백발이 눈에 띄게 늘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흔 살 이상으로 봅니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