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104편] 인구 조절 구역
- 저자
- 츠츠이 야스타카
- 출판
- 북스토리
- 출판일
- 201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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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104번째 책을 읽었습니다.
개인적인 점수는 10점 만점에 8점.
정말 디스토피아 그 자체였던 책이었습니다.
(디스토피아 = 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이 극단화한 암울한 미래상)
근래 서점에서 좀 재미있는 책만 찾다보니 자꾸 이런 제목을 가진 책들만 눈에 띄네요..
이 책은 일본을 배경으로 이루어집니다.
폭발적인 생산 인구의 감소, 폭발적인 생산 불가 인구(노인인구)의 증가
이로 인한 세수 부족 현상, 복지 감소, 세금 확대 등등
현재 저희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과 똑같은 상황이 책 속에 펼쳐집니다.
이러한 문제를 소설 속의 일본이라는 나라는 정말 말도 안되는,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처리하려합니다.
특정 구의 70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단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고 죽이게 하는 배틀을 여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처리합니다.
시대의 조류가 나에게 죽으라고 한 셈이야
왜 이런 제도가 생겼는지 모르는 거에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위해서가 아닌가요?
같은 동네에 살면서 살갑게 인사하고 담소를 나눴던 동년배의 친구들이 이제 전부 적이 됩니다.
이에 미쳐버리는 사람도 있고 살인이 제공하는 쾌락에 지배당하는 사람도 있으며 무기 하나를 얻기 위해 사람을 쉽게 죽여버리는 등 인간성이 점점 제거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은 정말 끔찍합니다.
작가가 디스토피아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라면, 확실히 성공했다고 보여질만큼요.
수류탄에 머리와 팔이 날아가고, 기관총에 맞아 몸이 걸레짝이 되고, 고래 사냥용 작살에 맞아 몸이 찢겨 고깃덩어리가 되어버리고, 목숨을 담보로 한 성노예가 생기고, 섹스를 미끼로 한 살인 트랩이 낭자한...
정말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평범했던 내 이웃이 잔악무도한 짓을 저지르는 살인귀가 되어버렸고 나 또한 이런 살인귀가 되지 않으면 사랑하는 나의 아내, 남편, 아들, 딸, 어머니, 아버지를 볼 수가 없게 됩니다.
조금 잔인할지라도 속도감과 몰입감이 있는 전개였습니다. 하지만 마무리가 좀 아쉬웠던 책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전형적인 용두사미 형 책이라고 느껴졌습니다.
큰 메세지도 없고, 임팩트도 없는 그런 류의 김빠지는 결말이었네요.
킬링타임용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책이었습니다.
디스토피아, 아포칼립스, 포스트 아포칼립스 류의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무조건 좋아하실 책 같네요.
줄거리, 결말(스포 有)
주인공의 이름은 '우타니 구이치로' 현재 77살인 노인입니다.
주인공에겐 '주조'라는 친구가 있는데, 나이는 구이치로 보다 한 살 더 많은 78살입니다.
구이치로는 주조와 담소를 나누었고 담소가 끝나자 품 안에 있던 권총을 꺼내 그의 머리에 발사해버립니다.
구이치로는 사람을 처음 죽여보는 것이라서 구역질이 올라왔습니다.
이 사회는 '중앙인구조절기구'라는 정부기관이 있으며 이 기관의 감독 아래 노인들끼리 서로를 죽여야 하는 실버 배틀이라는 제도가 존재합니다.(자살도 가능합니다)
이 배틀 중에는 총에 맞거나 부상을 입어도 구급차를 부르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없으며 노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면 통상적인 처벌을 받게 됩니다.
유명한 연예인, 국가 훈장을 받은 자, 인간 문화재인 사람들도 실버 배틀을 면제 받을 수는 없습니다.
이 배틀은 한 달 동안 진행되며 각 지역에서 단 한 명만 살아남을 때만 끝납니다. 두 사람 이상이 살아남았을 경우에는 전원 국가 정부 처형 담당관에 의해 살해당합니다.
무기는 화염 방사기나 바주카포처럼 건물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것을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살아남은 사람은 이후의 배틀을 면제받게 됩니다.
주인공의 지역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실버 배틀은 진행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몰려들었고 배틀이 시작되자마자 "캭" 하는 외침과 "사람 살려!" 라는 비명과 "죽여주겠다"라는 욕설이 난무했습니다.
서로 죽여야하는 노인들은 언제 사살될지 알 수 없는 공포에 휩싸여 누군가는 미친 듯이 웃었고, 누군가는 포효했고, 누군가는 집기를 파괴하며 대소변을 지렸습니다.
구이치로의 지역에서도 실버 배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평범했던 이웃들은 어쩔 수 없이 살인귀로 돌변했습니다.
강도 짓을 한 후 다른 노인을 살해한 노인
노파 어머니를 살해한 후 부부 동반자살을 실행한 노인
구이치로 역시 자신의 집에 침입한 노인 3명을 살해했습니다.
계속해서 구이치로의 동네에선 서로 죽고 죽이는 실버 배틀이 한창입니다.
지옥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요. 인간 파괴적인 묘사들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구이치로 또한 죽을 위기를 맞이하지만 조력자의 도움으로 결국 최후의 승리자가 됩니다.
우승한 구이치로에게 다른 구 우승자가 찾아옵니다.
'이 나라는 잘못되었다, 이 제도는 잘못되었다'라고 말하던 그는 이 제도를 만든 정부에게 역습을 하자는 제안을 했고 구이치로는 승락합니다.
역습의 날, 뭔가 좋지 않은 분위기를 느낀 구이치로. 다른 사람들이 정부 기관으로 돌격할 때 조금씩 뒤로 빠지기 시작합니다.
밀고를 통해 작전은 이미 탄로났었고 자신있게 돌격한 동료들은 몇 명의 경찰관을 사살한 것을 빼면 별 성과 없이 전부 살해당합니다.
뒤로 빠져서 운 좋게 살아남은 구이치로를 제외하고 말이죠. 구이치로는 또 살아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