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최두호에 대한 감상문(Feat. 정찬성)
최근 열렸던 UFC 310에서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 선수가 출격했습니다!
경기가 끝난지 꽤 지나 좀 늦게 적는 감이 있긴 하지만, 너무 발전된 아니 진화해버린 최두호 선수에 대한 글을 꼭 한 번 써보고 싶어서 늦게나마 노트북을 키게 되었습니다.
최두호 선수는 이제 펀치력만 쎈 선수가 아닙니다. 누구도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mma 선수가 된 것 같습니다.
확실히 강해져서 돌아왔어요!
최근 Korean Zombie 정찬성 선수에게 코칭을 받고 있는 최두호 선수. 이번 경기에서도 왠지 모를 정찬성의 향기가 많이 느껴져서 더욱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경기에 앞서 사실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스킬로는 당연히 최두호 선수가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랜드웨어는 압박을 잘 하는 선수입니다. 소위 말하는 개싸움을 즐기고 거기서 큰 강점을 가져가는 선수죠.
스킬 하나하나가 특출 나지는 않지만 모든 영역에서 상대방에게 끈덕지게 달라붙어 진을 빼놓는 스타일입니다.
과거 최두호 선수들의 경기를 보셨다면 아실겁니다.
감당 못 할 압박을 당하면 경기가 꼬여버리는 모습들을..
난전 혹은 개싸움에 들어가게 되면 머리 움직임이 사리지고 고정되어 방어가 취약해지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로 인해 피니쉬를 당했거나 피니쉬를 당할 위기에 종종 직면했었습니다.
게다가 랜드웨어는 괜찮은 연승을 쌓았었고 졌지만 최근 랭커 댄 이게와의 경기에서도 졌잘싸의 모습을 보여주어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어만 갔습니다...
몸의 변화
가장 먼저 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번 경기였던 빌 알지오 전.
후반부에는 괜찮았지만 초반 라운드 몸이 상당히 느려보였던 최두호 선수였습니다만
최근 그의 유튜브를 보곤 깜짝 놀랐습니다. 본인 또한 역대급 몸상태라고 했구요.
실제 경기에서도 정말 컨디션이 좋아보였습니다.
다양해진 타격 옵션
단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어퍼컷이었습니다.
타격은 최두호 선수가 유리할 것이라 예상은 했었지만 이 정도까지 차이가 날 줄은 몰랐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고 첫 만남에서 바로 어퍼컷을 선물해주는데 직선 공격의 대명사인 최두호 선수가 원투, 투가 아닌 어퍼로 데미지를 줄 줄이야...
가드를 단단히 올리는 랜드웨어에 대한 대비를 잘 준비해놨다 + 1 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또 눈에 띄었던 건 바디샷들!
가드를 단단히 올리는 랜드웨어에 대한 대비를 잘 준비해놨다 + 2
가드를 잘 올리는 선수에 대비한 어퍼컷에 이은 바디샷까지. 정말 공략을 잘 수행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일류 선수는 게임 플랜을 잘 따르는 선수라곤 합니다.
이제 정말 직선 공격 원 툴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프킥도 물론 좋았습니다만 위 두 개가 이번 경기 타격게임의 핵심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냉정함을 갖추게 된 최두호
최두호 선수의 가장 큰 단점은 무엇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피 냄새를 맡았을 때, 상대방을 피니쉬하러 갈 때 방어 시스템이 너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UFC에선 피 냄새를 잘 맡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더스틴 포이리에가 있죠.
포이리에는 피 냄새를 맡고 상대방을 끝장내러 갈 때도 머리를 움직여준다던가, 사각으로 빠져 각을 먹는다던가, 가드를 단단히 한다던가 등의 방어 시스템이 많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최두호 선수는 그러지 않았죠. 그렇기 때문에 위의 GIF처럼 역전 당하는 패배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달랐습니다. 정말 침착하게, 거리를 잘 유지했고 상대방이 흔들려도 침착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랭커의 뒷 모습을 보았습니다.
냉정한 최두호 어떻게 막을래?
좀비에게 전수받은 그라운드 능력
발전된 그라운드 실력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적재적소의 타이밍도 좋았고 위 GIF에서 나온 테이크다운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랜드웨어가 팔을 감아주자 마자 그 방향으로 넘기는걸 보고 기술적으로도 정말 성장했음이 화면 밖에서도 보였습니다.
넘기기만 잘하는 게 아니고
포지션 잡는 것에도 능통하더라구요.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합니다.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에게 배워야 합니다.
좀비의 코칭이 빛을 보는 순간이네요.
클린치에서 공격이든 방어든, 클린치에서 이어지는 테이크다운이든 다 좋았습니다.
풀마운트에 올라가는 장면, 피니쉬를 만들어낸 크루스픽스까지 다 좋았지만 정찬성이 가장 자신있는 자세라고 했던 터틀 자세를 최두호 선수에게서 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코리안 좀비가 즐겨 쓰던 이 자세...
은퇴한 코리안 좀비의 향기가 옥타곤에 다시 한 번 은은하게 퍼지는 것 같아 너무 좋았습니다.
오펜스 뿐만 아니라 디펜스도 발전한 것 같네요.
완벽한 육각형까지는 아니지만 이제는 정말 MMA 선수가 된 최두호 선수를 증명했던 경기력이었습니다.
최두호 선수의 경기 중 가장 재미있는 경기는 아니었으나 가장 완벽하고 완성도 높은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려 한 마디만 더 붙이면 정찬성 선수한테 코칭 받는다고 스피닝 엘보에 똑같이 당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제발 개선해주세요.. 저희 한국 mma 팬들은 스피닝 엘보만 보면 PTSD가 올 것 같아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