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전성기 코너 맥그리거에 대한 고찰

조제창도 2024. 8. 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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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A 씬의 독보적인 슈퍼스타.

 

Best One은 아닐지라도 Only One은 맞는 남자. 코너 맥그리거.

 

오늘은 코너 맥그리거의 전성기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보고자 한다.

 

슈퍼스타라는 위치에 걸맞게 MMA씬 전체에서 가장 빠도 많고 까도 많은 남자이기에 이 선수에 대한 평가도 사람들에 따라 사뭇 다르다.

 

코너 맥그리거를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전성기가 가장 과소평가되고, 현재의 모습이 가장 과대평가된 선수'

 

코너 맥그리거의 빠들은 최초의 2체급 동시 챔피언이자, 당시 P4P 1위의 랭크되어 있던 조제 알도를 초살시키기고 라이트급 챔피언이었던 에디 알바레즈를 잡아낸 코너 맥그리거를 역대 최고의 선수라고 치켜세운다.

 

반면, 코너 맥그리거의 까들은 제대로 된 레슬러(하빕)에게 패했고 최근 연패(더스틴 포이리에)와 떡밥 수준의 선수(네이트 디아즈)에게 패배한 것을 근거로 상당히 과대평가되었다고 평한다.

 

한 선수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다를 수가 있다니 역시나 놀랍다.

 


나 역시 위 두 의견에 모두 동의하는 바이다. 게다가 난 맥그리거의 언행과 최근 행보 때문에 이 선수를 싫어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내 생각으로는, 하빕과의 경기까지는 맥그리거의 전성기였다고 보고 있으며 그 경기까지는 UFC 역대 최고의 타격가 중 한 명이자 종합 격투 무술가라고 생각한다.

 

요즘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이런 질문들이 많이 던져진다.

 

 

전성기 코너 맥그리거 vs 전성기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전성기 코너 맥그리거 vs 현재의 맥스 할로웨이 등등

 

전성기의 코너 맥그리거의 실력이 현재에 와서 과소평가되었다는 쪽에 더 힘을 실어주고 싶다.

 

많은 욕을 먹을 수도 있겠지만 난 맥스 할로웨이,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가 전성기의 코너 맥그리거를 만났다면 쉽게 승리를 거두지 못했거나, 패배했을 거라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신기에 가까운 거리 조절 능력

 

 

맥그리거 하면 첫 번째로 생각나는 점. 카운터다.

 

전성기의 맥그리거는 카운터의 달인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카운터의 달인이 맞다. 어쩌면 K-1 시절의 바다 하리 보다 더 강력하고 정확했던 카운터 스트라이커일지도 모른다.

 

 

자신은 맞지 않으면서도, 자신은 때릴 수 있는 거리를 코너 맥그리거는 정확하게, 신속히 파악할 수 있었다.

 

이 능력 덕에 코너 맥그리거는 난쟁이 킬러라고 알려져 있는데, 자신보다 신장이 작거나 리치가 짧은 상대를 상대할 때 이 능력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이 경기에서도 맥그리거는 경기 초반부터 거리를 파악하고 슥빡을 활용하여 당시 챔피언이었던 알바레즈를 말 그대로 박살 내버렸다.

 

이 경기 영상을 찾아보면 알바레즈의 주먹이 코너 맥그리거의 코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갈 만큼의 거리를 경기 내내 유지하고 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거리 조절 능력이다.

 

특히 MMA는 복싱과 달리 킥도 날아올 수 있고, 테이크다운이 들어올 수도 있는데 이런 거리 조절 능력을 보인다니 정말 신기에 가깝다는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이 경기 말고도 많은 경기에서 말도 안 되는 거리 조절 능력과 이를 활용한 소위 '슥빡'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채로운 킥 게임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는데 맥그리거는 발도 잘 쓴다는 점이다. 여타 선수가 그러하듯이 잽으로 거리를 재기도 하지만 킥을 통해 많은 것을 해결한다.

 

우선, 맥그리거의 킥은 거리 조절 능력을 가진다. 회전 킥을 계속해서 차주면서 거리를 재고 거리를 벌린다.

 

벌리 거리를 회복하고 다시 벌리고 좁히는 과정에서 더 많이 볼 수 있고, 더 많이 준비할 수 있게 도와준다. 즉, 데이터를 얻는 용도로 킥이 사용된다.

 

 

 

맥그리거는 초반 라운드에 킥을 정말 많이 던지는데 이때, 큰 킥들을 섞어주면서 동시에 압박을 걸어준다.

 

상대방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돌도록 유인하는 미끼로 던질 수도 있고 사이드 스텝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을 지워주는 역할도 한다.

 

이런 킥 게임을 통해 상대방이 가지는 경우의 수를 줄여나가고 이를 통해 마무리하는 게임 운영 방식을 자주 볼 수 있다.

 

 

게다가 적재적소에 알맞은 킥을 잘 사용한다. 멘데스와의 경기 때는 계속해서 복부를 차주면서 체력을 갉아먹었고, 결국 가드를 내려오게 함으로써 KO를 시킬 수 있었고

 

네이트 디아즈와의 경기에선 계속해서 레그킥을 차줌으로써 기동력을 저하시킴과 동시에 밸런스를 깨버려 승리했다.

 

요약하자면 맥그리거는 킥도 잘 쓴다. 적재적소에 말이다.

 

 

 

 

과소평가된 그라운드 능력

 

맥그리거가 가장 저평가된 영역은 다름 아닌 그라운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맥그리거의 그라운드 능력은 나쁘지 않다. 공격적인 그라운드는 나쁠 수 있겠다마는 방어적인 측면에서 맥그리거의 수비적 그라운드 능력은 UFC 평균치 레벨을 뛰어넘는다고 생각한다.

 

그라운드 박사님, 그라운드 공학자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딱 2라운드만 상대방에게 빼앗겼는데 그중 한 라운드는 맥그리거가 가져갔다.

 

 

상대방이 역대급 괴물로 평가받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라서 그렇지. 난 이 경기에서 맥그리거의 테이크 다운 방어능력이 정말 좋다고 느꼈다.

 

하빕의 타 경기에 비해 그라운드 영역보다 타격 영역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냈던 이유 중 하나가 생각보다 출중한 맥그리거의 테이크 다운 방어 능력 덕이었다.

 

체력이 좋지 않다는 고질적인 점만 빼면 하빕한테도 그랬고, 멘데스한테도 그랬고 다수의 테이크다운을 아주 잘 막아냈다.

 

야이르 로드리게즈나 이스라엘 아데산야, 알렉스 페레이라처럼 테이크다운에 잘 넘어가는 선수가 아니었다.

 

 

 

묵직한 주먹

 

묵직한 펀치를 가진 선수들은 상대 가드 위를 때려도 상대방이 물러나게 만든다.

 

맥그리거가 가드가 좋은 선수는 아니다. 가드 대신에 거리를 벌리고, 헤드 무빙을 하며 타격을 회피하는데 맥구의 전성기 때는 괴물 같은 맷집과 체력으로 무한 전진하는 네이트 디아즈, 그라운드 최고 존엄 하빕을 제외하면 뒤로 밀리면서 싸우는 경기가 거의 없었다.

 

 

모든 선수가 그러하듯(아웃파이팅을 사랑하는 선수들 제외) 자신이 밀릴 때보다 밀 때 경기력이 확 올라가는데 맥그리거의 상대 선수들은 거의 대부분 뒤로 밀리면서 싸웠다.

 

그 강력한 원인 중 하나가 맥그리거의 펀치력과 정확도다.

 

방어가 취약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맥그리거는 흡사 창을 던지 듯이, 뒷 발이 질질 끌려갈 만큼 펀치를 지른다. 게다가 이 펀치는 상당히 정확하다.

 

강펀치를 맞고도 계속 들어올 수는 없으니 뒤로 밀리게 되는데 밀리게 되면 맥그리거의 거리 조절 능력이 살아나고 맥그리거가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또한 볼로 펀치라고 불리우는 원 궤적을 갖는 어퍼컷 같은 회전 형 공격도 묵직하고 정확했기 때문에 당시 시대에선 타격 게임 탑이 맞을 것으로 보인다. 아니 맞다.

 

 


간략하게나마 맥그리거의 장점들을 살펴봤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맥그리거가 너무 싫다. 도를 넘는 트래쉬토크에다가 내 우상인 알도를 초살내고 선수들의 와이프, 딸, 돌아가신 아버지까지 조롱하는 면이 특히 싫다.

 

하지만 전성기(하빕과의 경기까지) 모습은 확실히 챔피언 급의 선수가 맞다고 보고 있다.

 

이런 선수를 운이 좋아서, 스타성이 있어서 빵 터진 선수라고 보기엔 큰 무리가 있다고 보인다.

 

맥그리거도 생각할 거리가 많겠지만 볼카노프스키와 할로웨이 같은 선수들이 전성기 맥그리거와의 싸움에서 타격 우세를 점할 수 있을까? 그라운드로 데려갈 수 있을까? 싶다.

 

그리고 전성기 맥그리거는 가장 무서운 종류의 인간인 자기 말을 지키는 인간이었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부상을 입어도 싸우고, 악착같이 훈련했다. 천재지만 노력까지 하는 선수였다.

 

최근 아쉬운 모습과 행보를 보이고 있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평가절하를 받고 있지만 이 선수의 전성기만큼은 누구도 깔 수 없지 않을까?

 

이상 짧은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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